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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보

11월 4일 점자의 날 의미와 유래 — 한글 점자의 역사, 세상을 밝히다

by 해달 빛 2025.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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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점자의 날 의미와 유래 — 한글 점자의 역사, 세상을 밝히다
11월 4일 점자의 날 의미와 유래 — 한글 점자의 역사, 세상을 밝히다

 

 

 


1. 점자의 날이란 무엇인가?

11월 4일은 우리나라의 ‘점자의 날’로,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세상을 읽고 배우며 소통할 수 있게 된 날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다. 점자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한글 점자의 창제 정신과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 향상을 되새기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는 ‘눈으로 읽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읽는 언어’이며, 사회와의 연결 통로이자 자립의 상징이다.

‘점자’는 손끝으로 읽는 문자 체계로, 프랑스의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가 1825년에 처음 고안했다. 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 시절이던 1926년 11월 4일, 시각장애인 교육자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를 창안하면서 우리나라 점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 날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기념하는 ‘점자의 날’의 유래다.

2. 한글 점자의 역사와 창제 배경

1920년대 초, 시각장애인들은 일본식 점자를 억지로 사용하거나, 아예 문자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당시 조선인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된 점자가 없어 교육은 물론, 독립적인 사회활동조차 어려웠다. 이런 현실을 바꾸고자 했던 인물이 바로 박두성(朴斗星) 선생이다.

박두성 선생은 인천의 명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시각장애인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는 프랑스식 6점 점자 체계를 연구하며 이를 한글의 자음·모음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한글 고유의 음운 체계에 부합하는 독자적 점자, 즉 ‘훈맹정음(訓盲正音)’이 1926년 11월 4일 공식 반포되었다.

한글 점자(훈맹정음) 창제 주요 연혁
연도 주요 사건
1921년 박두성, 점자 연구 시작
1924년 한글 점자 초안 완성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 발표 (점자의 날의 유래)
1963년 한글 점자 표준안 제정
1997년 ‘점자의 날’ 법정 기념일 제정

3. 훈맹정음 — 세상을 밝힌 빛의 문자

‘훈맹정음’은 한글의 창제 원리를 본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든 것처럼,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를 창제했다. 이 점자 체계는 자음과 모음, 받침을 6점 점 배열로 표현해 손끝으로 문장을 읽을 수 있게 하였다.

예를 들어, 한글 ‘가’는 자음 ‘ㄱ’의 점형과 모음 ‘ㅏ’의 점형을 조합해 구성되며, 한 손가락의 촉각으로도 충분히 식별 가능하다. 훈맹정음의 등장은 단순한 문자 발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읽을 권리’와 ‘표현할 자유’를 사회적으로 인정한 첫 걸음이었다.

 

 

4. 점자의 날 제정의 의미와 유래

정부는 1997년 11월 4일을 공식적으로 ‘점자의 날’로 지정했다. 이 날은 ‘한글 점자의 창제일을 기념하고, 시각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정보접근을 촉진하기 위한 날’로서 지정되었다. 점자의 날 제정은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제약을 공론화하고, 평등한 교육 환경과 문화적 접근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점자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매년 전국적으로 열리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KFB), 보건복지부, 국립특수교육원 등 주요 기관이 중심이 되어 시각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5. 점자의 날 기념행사와 주요 기관 활동

점자의 날에는 각 지역의 시각장애인 단체, 공공기관, 교육기관이 협력하여 점자 관련 체험 부스, 점자 도서 전시, 점자 홍보 캠페인 등이 개최된다. 2025년 기준으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빛으로 쓰는 한글, 손끝으로 읽는 세상’을 주제로 서울과 지방 17개 시·도 지부에서 동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는 점자 도서 및 음성자료 제작 체험 프로그램을 열어 비장애인들도 점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기업과 기관은 점자 라벨 부착 캠페인, 점자 표기 확산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개선에 동참하고 있다.

6. 시각장애인 정보 접근권과 점자의 사회적 가치

오늘날 점자의 의미는 단순히 문자로서의 기능을 넘어 ‘사회적 평등의 상징’으로 확장되었다.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고, 시험을 보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인간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시각장애인은 약 25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점자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비율은 20% 이하로, 여전히 점자 교육 확대와 점자 콘텐츠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장애인정보접근성 보장법’을 시행하고, 모든 공공기관 문서에 점자 병기 또는 음성 안내를 의무화하고 있다.

7. 디지털 시대의 점자 기술과 미래 전망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점자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 점자는 단순한 종이 위의 돌출 점이 아니라, 디지털 점자 디스플레이로 구현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점자 단말기’, ‘점자 스마트워치’, ‘AI 점자 번역기’ 등이 개발되어 시각장애인의 학습, 직업 활동, 사회 참여를 더욱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점자 AI 번역 서비스와 점자 전자책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특히 ‘AI 기반 점자 자동 변환기’는 문서나 웹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점자로 변환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고 있다.

8. 마무리 — 보이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세상

점자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상징하는 날이다. 한글 점자를 창안한 박두성 선생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가 점자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는 단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미래를 밝히는 손끝의 언어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함이다. 보이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11월 4일 점자의 날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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