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군

AI 활용 능력이 부족한 고졸 이하 근로자의 일자리 접근성 문제

haedal-new 2025. 7. 13. 22:48

기술 중심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밀려나는 사람들

2025년 현재, 사회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업무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 다양한 자동화 솔루션과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정부기관과 공공 부문조차도 AI 기반 민원 처리 시스템과 문서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전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동시에 AI 활용 능력이 부족한 근로자들에게는 일자리 접근의 문턱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근로자들은 디지털 도구와 AI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채용 과정에서부터 탈락하거나, 입사 후 업무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경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계층으로, 노동시장 내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졸 이하 근로자가 AI 중심 사회에서 어떤 구조적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AI 시대 소외된 직업군 고졸 이하 근로자 일자리

AI 기반 채용 구조가 만드는 진입 장벽

최근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는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서류와 면접만으로 채용이 진행되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는 온라인 기반 AI 역량 평가, 자동 이력서 필터링, 화상 면접 시스템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채용 방식은 지원자의 디지털 문해력과 AI 기술 활용 능력을 전제로 하며, 기초 컴퓨터 활용 능력이 부족한 고졸 이하 근로자들에게는 본질적인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이력서 작성도 어려운 이들이 AI 면접 시스템을 통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한, AI는 이력서에 포함된 키워드, 학력, 자격증, 경력 기간 등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고졸 이하 근로자는 시스템상에서 '저점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자동으로 배제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는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단순히 불편을 넘어, 일자리 접근 자체를 막는 근본적 장애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장직과 단순노무직까지 밀려드는 자동화의 여파

고졸 이하 근로자들이 주로 종사하던 단순 생산직, 청소·배달·경비 등 현장 노동 직군조차도 이제는 자동화의 영향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제조업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라인 공정의 상당수가 기계 중심으로 바뀌었고, 물류 산업에서는 AGV(무인운반로봇)와 자동분류기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계와 협업할 수 있는 역량, 기본적인 장비 운영 이해도, 간단한 터치스크린 활용 능력이 요구되는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졸 이하 인력은 현장에서조차 적응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심지어 청소, 보안, 주차관리와 같은 비기술 기반 업무조차도 AI CCTV, 로봇청소기, 무인 정산기 등으로 대체되면서 고졸 이하 근로자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즉, 이들이 의존해왔던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일’마저 사라지는 상황이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전환 교육이나 기회조차도 제한된 상태입니다.

 

디지털 문해력 부족과 불균등한 교육 기회

고졸 이하 근로자들이 AI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의 부족입니다. 이는 단순히 컴퓨터 사용을 못한다는 차원을 넘어, 문서 처리, 검색 능력, 온라인 플랫폼 이해, AI 도구 활용 등 일상 속 정보 해석 능력 전체를 의미합니다.
특히 저학력 근로자들은 학습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안감이 크고, 스스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디지털 기초 교육을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 내용이 실무와 괴리되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며, 참여율 또한 낮습니다.
또한, 이들이 속한 환경(예: 고용 불안, 장시간 근무, 생계 중심의 생활)은 자기주도 학습이나 온라인 학습 환경과는 거리가 먼 조건이기 때문에, 이들이 기술을 익히고 직업을 바꾸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기술을 배우지 못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없고,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기술을 배울 여유조차 없어지는 구조적 고립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사회적 대안: 교육부터 채용까지 ‘포용적 설계’가 필요하다

고졸 이하 근로자의 일자리 접근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AI 기반 채용 시스템의 ‘디지털 취약계층 배려 장치’ 도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AI 필터링만으로 서류를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전공자나 저학력자에게는 대면 설명회, 오프라인 신청 창구, 맞춤형 필기 테스트 기회 제공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둘째, 실제 직무 연계가 가능한 AI 기초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절실합니다. 단순한 파워포인트나 엑셀 교육을 넘어서, ‘나도 쓸 수 있는 AI’, ‘현장직용 챗GPT’, ‘무인기계 조작법’과 같이 실무 중심의 AI 기초 교육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합니다.
셋째, 사회적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이들을 위한 중간일자리(전환 직무)를 창출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문해력 향상과 함께 적응 기간을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를 통해, 고졸 이하 근로자가 점진적으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청년 중심이 아닌 중장년 및 저학력 중심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이 요구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은 고학력 청년층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에서 더욱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