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군

AI 은행권 상담 도입이 창구 직원들에게 가져온 변화

haedal-new 2025. 7. 15. 13:45

AI가 고객을 먼저 만나는 시대, 창구 직원은 어디에 서 있는가

2025년 현재, 국내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은행 내부 시스템은 물론, 고객 응대 방식에서도 AI 상담 기술이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으며, 대면 창구보다 챗봇이나 음성 AI를 통해 상담을 받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AI 상담 도입 초기에는 간단한 문의에 한정된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금융상품 추천, 대출 조건 비교, 계좌 변경, 카드 해지 등 상당히 복잡한 업무까지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의 편의를 증대시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은행 창구 직원의 업무 영역과 역할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소외와 구조조정 우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은행권에서 AI 상담 기술이 어떻게 도입되고 있는지, 그것이 창구 직원들에게 가져온 실질적 변화는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이들의 역할은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AI 시대 소외된 직업군 은행권 상담 창구 직원

AI 상담이 가져온 업무 구조의 재편과 창구 직무의 축소

AI 상담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기존 창구 직원이 담당하던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입니다. 고객은 이제 창구에 방문하지 않고도 챗봇, 모바일 앱, 콜센터 음성 AI를 통해 계좌 조회, 카드 분실 신고, 이체 한도 변경, 공과금 납부, 간단한 금융상품 안내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창구에서는 과거보다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실제로 대형 시중은행의 일부 지점은 운영시간을 단축하거나 점포를 통폐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현장 직원의 업무량과 존재 이유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은행 내부에서는 창구 인력을 다른 부서로 순환 배치하거나, 일부 인력을 자연 감축 대상으로 분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 고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젊은 고객은 모바일이나 웹 기반의 AI 상담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담과 문의 응대는 더 이상 ‘사람의 일’이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창구 직원이 기존에 맡아오던 업무의 40~60% 이상이 자동화되었다는 내부 분석 자료도 존재하며, 이는 창구 직무의 구조적 재편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증거입니다.

 

직무 전환 압박과 감정노동의 재분배 현상

AI 상담 도입은 단순히 업무량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창구 직원의 직무 정체성과 직업적 가치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가 사라진 만큼, 남아 있는 업무는 복잡하거나 민감한 고충 상담, 고령층 지원, 기술 사용이 어려운 고객 대응 등 정서적 노동이 강한 영역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구 직원은 전보다 더 복잡하고 감정적으로 소모적인 업무를 처리하게 되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나 인정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시스템의 오류나 한계로 인해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그 불만은 창구 직원에게 직접 전달됩니다. 이로 인해 ‘사람이 나서야 하는 경우는 문제 상황일 때뿐’이라는 불공정한 분담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창구 직원의 직무 만족도와 조직 내 소속감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은행 내부에서는 AI 도입을 근거로 창구 직원에게 마케팅, 자산관리 보조, 디지털 업무 지원 등 새로운 업무를 할당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장년 직원들은 디지털 학습에 대한 부담과 직무 전환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디지털 격차와 세대별 적응 속도의 차이

AI 상담 시스템 도입 이후 은행 내부에서는 ‘디지털 적응력’이 곧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젊은 창구 직원과 중장년층 직원 간의 기술 습득 속도 차이가 인사 평가와 직무 배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뱅킹 설명, 디지털 서비스 가입 유도, AI 상담 연동 오류 처리 등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직원에게 자연스럽게 배정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직원은 반복적 안내, 민원 응대, 단순 사무 보조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장기적으로 세대 간 직무 분리와 기회의 불균형을 낳으며, 은행 내부에서도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나 단기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 체계와 맞물려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과적으로 AI 상담 시스템은 업무를 줄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직무 재편 과정에서 직무 불균형과 기술 격차를 가시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현장 직원들의 위기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창구 직원이 가져야 할 새로운 역할과 대응 전략

AI 도입이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면, 창구 직원 또한 변화에 맞춘 역할 전환이 필요합니다. 첫째, 단순 처리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 감정 이해, 관계 형성, 고령자 맞춤 지원 등의 ‘인간 중심 서비스’에 특화된 전문성 확보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영역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창구 직원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AI 상담 결과를 해석하고 보완하는 ‘AI 후처리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템이 제공한 답변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객 맞춤형 상담으로 전환할 수 있는 ‘디지털+정서형 융합 업무 모델’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내부적으로는 은행 차원의 직무 재설계가 수반되어야 하며, 창구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고, 다양한 직무 전환 통로가 제도적으로 확보되어야 합니다. 단순 교육 제공이 아니라, 직무 변화에 따른 경력 인정과 승진 반영이 함께 보장되어야 직원의 자발적 전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창구 직원은 단순 상담 인력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시대에 고객과 AI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금융 코디네이터’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조직과 개인 모두의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