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흔들리는 회계·세무 전문 직종의 안정성
2025년 현재, AI 기술은 단순 사무를 넘어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회계 및 세무 분야는 AI 자동화의 영향을 가장 빠르게 체감하고 있는 직종 중 하나입니다. 세금 계산, 장부 작성, 원천징수 정산, 결산 처리 등 많은 회계 업무는 이미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가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나 프리랜서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업무 효율성이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수많은 회계 및 세무 종사자들이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자동화로 인해 회계·세무 직종이 직면한 현실적 위기와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회계·세무 분야에서의 자동화 현황과 그 영향
회계 및 세무 업무는 과거부터 체계적인 규칙과 계산을 기반으로 하는 정형 업무가 많아 자동화에 적합한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세무 회계 솔루션들인 더존, 키움아이플러스, 퀵북(QuickBooks), 제로(Xero) 등은 AI 기반 자동 분개, 영수증 인식, 실시간 세무 신고, 오류 감지 기능을 탑재하면서 사람의 개입 없이도 주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전표와 경비영수증을 단순히 업로드하는 것만으로도 AI가 자동으로 계정과목을 분류하고 분개를 처리해주는 기능이 이미 상용화되었으며, 부가세 및 원천세 신고 역시 버튼 클릭 한 번으로 마감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과 실수 예방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회계 사무소 및 세무대리인의 주요 수익 구조였던 ‘단순 신고 대행’ 수요를 급격히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 장부대행 업무에 집중해온 소규모 사무소의 경우 기존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 인력의 역할 축소와 교육 시장의 붕괴 가능성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회계·세무 분야의 직업적 위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무회계 자격증 취득 후 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으며 전문성을 인정받는 경로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신입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AI 시스템 사용 능력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세무 자격증보다는 ERP나 자동화 회계 툴 활용 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회계 및 세무 관련 학과, 학원, 자격시험 중심의 교육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이론 중심 교육이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자격증 취득 후에도 취업률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더욱이, AI가 오류를 최소화하면서도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잡으면서 일부 기업들은 회계팀 자체를 외부 아웃소싱이나 클라우드 기반 회계 플랫폼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회계사무소 운영 모델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회계사무소 수는 전년 대비 8.3% 감소하였습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회계사의 역량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AI 시대에 인간 회계·세무 전문가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해답은 AI가 아직까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즉 ‘복잡한 상황 판단’, ‘맞춤형 조세 전략’, ‘법적 해석’,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AI는 정형화된 업무에는 강하지만, 비정형 상황이나 예외 조항 해석, 그리고 고객의 사업 상황을 고려한 절세 전략 수립 등에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법인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무 리스크 분석이나 해외 투자 구조 설계 시의 이중과세 방지 조약 해석 등은 숙련된 회계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차원적 업무입니다.
따라서 단순 장부 기입이나 신고 대행에서 벗어나 컨설팅 기반 고부가가치 업무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그들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은 AI가 흉내 내기 어려운 인간만의 강점입니다.
대응 전략: 회계·세무 전문가가 생존하기 위한 방향 제시
회계·세무 종사자가 AI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순히 기존 업무를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AI 회계 시스템을 통제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획형 인재로 변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무사, 회계사, 경리직 등 모든 관련 직종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AI 회계 툴 실습 교육 ▲데이터 기반 세무 분석 역량 ▲클라우드 기반 회계관리 능력 등을 습득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와 업계는 사라지는 단순 직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재교육 프로그램, 직무 전환 지원 정책, AI와의 협업 모델 구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합니다. 특히 세무사협회나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은 회원을 대상으로 변화 대응 전략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실무형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확대 제공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기술은 적이 아닌 도구입니다. AI 시대에도 회계·세무 전문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기술과 전문성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전문직으로 재정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2025년 현재, 회계·세무 직종은 AI 자동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급속한 구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단순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있으며, 회계사무소 운영 모델과 고용 환경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 회계 전문가가 갖는 복잡한 판단력, 맞춤형 상담 능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이 분야의 생존 전략입니다.
'AI 시대 직업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모델링 툴 등장 이후 건축 도면 관련 종사자들의 역할 변화 (0) | 2025.07.11 |
---|---|
AI 영상 생성 도구로 인해 위협받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의 생존법 (0) | 2025.07.11 |
AI 기반 번역 기술의 발달이 프리랜서 번역가에 미치는 영향 (0) | 2025.07.11 |
AI 챗봇의 등장으로 줄어드는 콜센터 상담원의 미래 (0) | 2025.07.10 |
AI 도입 이후 전업 작가와 문예 창작자들이 겪는 생계 불안의 현실 (0) | 2025.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