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군

AI 기반 언론 기사 요약 서비스와 뉴스 편집자의 위기: 정보는 남았지만, 시선은 사라진다

haedal-new 2025. 7. 28. 12:23

기사를 읽지 않아도 되는 시대, 편집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뉴스 소비 방식은 지난 몇 년간 급변했다. 과거에는 신문 1면이나 포털 메인화면의 편집 콘텐츠가 대중의 시선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요약 기사와 알고리즘 기반 추천 뉴스가 대세가 되고 있다. 독자는 전문 기자가 작성한 긴 기사 대신, 3줄로 정리된 요약 뉴스만 보고 뉴스를 ‘읽었다’고 여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용자 편의성의 향상이 아니다. 뉴스 편집자의 핵심 역할이 축소되고, 심지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기사 요약 기술의 도입은 편집자의 존재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뉴스 조직 내에서도 AI가 정한 알고리즘 로직이 인간의 편집 기준을 대체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 기사 요약 기술이 뉴스 편집자에게 어떤 구조적 위기를 안기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사람이 할 수 있는 고유 역할과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AI 시대 소외된 직업군 언론 기사 요약 서비스와 뉴스 편집자

AI 기사 요약 기술의 비약적 발전: 사람보다 빠르고, 독자보다 냉정하다

AI 기사 요약 기술은 단순히 긴 문장을 짧게 줄이는 ‘축약’ 기능이 아니다. 최근 기술은 문맥을 분석하고, 핵심 문장을 추출하며, 요약 형태를 독자 타겟에 맞춰 다르게 구성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 중복 표현 제거 및 핵심 문장 추출
  • 사용자 유형에 따라 요약 방식 다변화 (예: 3줄 요약, 키워드 요약, 인포그래픽 요약 등)
  • 실시간 뉴스 스트림 처리 및 자동 요약 출력
  • 다국어 요약 및 번역 요약 통합 서비스 제공
  • 모바일 앱/알림 기반 푸시 요약 제공

이 기술은 언론사 내부의 기사 편집 과정을 상당 부분 자동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뉴스앱, 뉴스레터, 포털 메인 요약 섹션 등에서 사람 편집자가 개입할 필요를 없애고 있다.

AI 요약 시스템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작동하며, 감정이나 선입견 없이 기계적 기준으로 요약한다.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편집자의 감각과 시선이 사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뉴스 편집자의 현실: 기계는 중립적이지만, 방향성은 없다

뉴스 편집자는 단순히 기사를 줄이고 배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하루 수백 건의 뉴스 중 의미 있는 흐름을 연결하고, 독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며, 사회적 이슈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AI 기반 기사 요약 도구가 일상화되면서, 이들의 전문성과 시선은 시스템 뒤로 밀려나고 있다.

실제로 언론사 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편집자 수 축소 및 배치 전환 (편집 → 검수 또는 마케팅)
  • 요약 콘텐츠 외주화 혹은 자동화 전환
  • 기사 큐레이션 인력 축소, 포털 전송용 기사 구성 자동화
  • ‘중립적 요약’이라는 이름으로 방향성 없는 콘텐츠 확산
  • 편집자의 개입 없이 알고리즘 편집 로직에 따라 기사 노출 결정

이러한 흐름 속에서 편집자는 ‘편집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동 요약 결과를 검토하거나 오류를 잡는 감시자 수준으로 격하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독자 스스로도 ‘사람의 편집이 더 낫다’는 필요를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넘지 못하는 뉴스 편집자의 ‘감정과 맥락’의 감각

AI는 뉴스를 빠르게 요약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편집자는 그 뉴스가 ‘왜 지금 중요하며’,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보여줘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인간 고유의 통찰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통찰은, 아직 AI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영역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편집은 기계가 하지 못한다:

  •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 정서에 기반한 기사 우선순위 조정
  • 장기적 이슈 흐름(누적 보도)을 감안한 시리즈 편집
  • 비슷한 사건 간 연결 포인트 강조 및 해설 삽입
  • 감성적 기사와 팩트 중심 기사의 균형 조절
  • 선정성 없이도 주목도를 유도할 수 있는 제목과 배열 구성

뉴스 소비가 ‘정보’에 그치지 않고, 이슈의 맥락과 배경을 이해하려는 독자의 욕구가 살아 있는 한, 편집자의 역할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 AI는 단순 요약에는 강하지만, 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정서적 영향까지 고려한 판단은 할 수 없다.

 

뉴스 편집자의 생존 전략: 큐레이터이자 해설가로 진화하라

AI 시대에 편집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편집자의 틀을 넘어 ‘콘텐츠 큐레이터’ 또는 ‘시사 해설가’로 진화해야 한다. 뉴스의 요약과 배치를 넘어, 왜 이 뉴스가 중요한지를 ‘해설’할 수 있는 능력이 생존의 핵심이 된다.

(1) 해설형 콘텐츠 편집 능력 강화

단순 기사 요약이 아닌, 뉴스 흐름 해석, 연관 이슈 해설, 인물·지역 간 연결 등을 포함한 편집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2) ‘사람이 선택한 뉴스’ 브랜드화

AI가 만든 추천 목록과는 다른, 전문 편집자가 직접 큐레이션한 뉴스 패키지나 뉴스레터를 제작해 ‘사람의 손’을 강조하는 브랜드 전략이 유효하다.

(3) 편집자 중심 SNS 뉴스 요약 콘텐츠 강화

편집자의 시선이 반영된 카드뉴스, 짧은 영상 요약, 오디오 뉴스 브리핑 등 멀티 콘텐츠화를 통해 플랫폼 확장에 대응해야 한다.

(4) 편집자를 AI 요약 기술의 ‘교정자’로 포지셔닝

AI가 요약한 기사 결과물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확인 및 맥락 조정자’로 자리매김해, 기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로 변모해야 한다.

 

요약은 할 수 있어도, 방향은 만들 수 없다

AI 기반 기사 요약 기술은 언론계의 효율성과 속도를 크게 높였다. 그러나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만으로는 뉴스가 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기능을 완수할 수 없다.
뉴스는 방향을 제시하고, 독자에게 생각할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과정을 돕는다. 이 모든 과정은 사람, 특히 뉴스 편집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편집자가 해야 할 일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재정의하고 증명하는 것이다.
기계는 정보를 정리하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직 사람만의 영역이다.
그 의미를 만들 수 있는 편집자가 바로, AI 시대 언론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